지난번 클라우디베이, Russian Jack 같은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을 다뤘는데, 이번엔 방향을 조금 틀어서 호주 레드 와인이다. 마셔보고 인상 깊었던 Taylors(테일러스) 레드 이야기.
⚠️ 와인의 맛은 개인차가 크고, 빈티지마다 다를 수 있다. 아래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이다.
알고 마시면 재밌는 사실 — 뉴질랜드에선 이름이 다르다
먼저 재밌는 포인트 하나. Taylors 와인은 뉴질랜드를 포함한 일부 나라에서는 "Wakefield(웨이크필드)"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다른 "Taylor 와인 회사"와 헷갈리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니 뉴질랜드 보틀숍이나 마트에서 "Taylors"를 못 찾겠다면, "Wakefield" 라벨을 찾아보면 된다. 같은 와인이다. 이거 모르면 한참 헤맬 수 있으니 알아두면 좋다.
Taylors는 어떤 와이너리인가
- 설립: 1969년, 테일러 가문이 시작
- 산지: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의 **클레어 밸리(Clare Valley)**를 중심으로 한 여러 포도밭
- 특징: 클레어 밸리는 특히 카베르네 소비뇽과 쉬라즈 같은 레드, 그리고 리슬링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 로고: 병에 그려진 세 마리 해마(seahorse)는 3대에 걸친 테일러 가문 와인메이커를 상징한다
가격 대비 품질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어서, 여러 와인 대회와 평론에서 "가성비(Top Value)" 상을 꾸준히 받아온 브랜드다.
직접 마셔본 느낌
나에게는 타닌과 바디감이 어느 정도 있는 와인이었다. 가볍게 술술 넘어가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입안에서 살짝 조이는 듯한 타닌과 묵직함이 느껴지는 편이었다. 그래서 그냥 마시기보다는 음식과 함께 곁들일 때 더 잘 어울릴 것 같았다.
호주 클레어 밸리 레드가 보통 블랙베리·자두 같은 진한 검은 과일 향에 초콜릿·향신료 뉘앙스가 도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도 그런 진중한 느낌이 있었다. 소비뇽 블랑처럼 가볍고 상큼한 걸 좋아하는 날보다는, 든든한 고기 요리와 함께 진한 레드를 즐기고 싶은 날에 딱이다.
이런 분께 추천
- 소비뇽 블랑 같은 가벼운 화이트보다 진한 레드를 좋아하는 분
- 스테이크, 양고기, 슬로우쿡 비프 같은 고기 요리와 와인을 페어링하고 싶은 분
- 가성비 좋은 호주 레드를 찾는 분 (Taylors는 이 부분에서 평이 아주 좋다)
반대로 산미 있고 가벼운 와인을 선호한다면 타닌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그런 분은 오히려 뉴질랜드 피노누아 쪽이 나을 수 있다.
뉴질랜드에 살면서 로컬 소비뇽 블랑만 마시다가, 가끔 이렇게 이웃 나라 호주의 진한 레드를 꺼내 마시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Taylors(Wakefield)는 가격 부담 없이 "제대로 된 레드 한 잔"을 즐기고 싶을 때 좋은 선택지다. 다음엔 같은 클레어 밸리의 다른 와인들과도 비교해보고 싶다.